
나는 존 아사라프(John Assaraf)의 『Having It All』이라는 책을 읽었다.
“더 시크릿”에 출연했던 저자가 쓴 자기계발서. 끌어당김의 법칙. 긍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현실을 만든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런 류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우주가 당신의 편이라느니, 원하면 이루어진다느니. 그런 달콤한 이야기.
그런데 읽다 보니, 단순히 “믿으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에너지가 곧 모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는 이것이다 , 모든 것은 에너지다. 우리의 생각, 감정, 관계, 돈, 건강. 존 아사라프는 이걸 “대법칙(The Great Law)“이라고 부르며, 나머지 7가지 자연 법칙은 전부 여기서 파생된다고 말한다.
진동의 법칙, 상대성의 법칙, 인과의 법칙, 극성의 법칙, 리듬의 법칙, 성별의 법칙, 영원한 변환의 법칙.
이름은 거창하지만, 내가 이해한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에너지 그 자체에는 긍정도 부정도 없다. 그것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비교가 없다면 정의를 내릴 수도 없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주기를 가진다. 행복에는 끝이 있고, 불행에도 끝이 있다. 어느 한 상태를 영원한 것으로 정의하면 우리는 거기에 갇힌다.
결국 이 모든 법칙이 말하는 것은 하나였다 ,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
그런데 이건 과학인가
책을 덮고 나서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이건 진짜 “법칙”인가? 우주가 정말로 내 생각에 반응하는가?
양자역학을 찾아봤다.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 모든 것이 에너지로 환원된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원자 수준에서 모든 것이 진동하고 있다는 것도 물리학적으로 맞았다.
하지만 “생각의 진동이 우주의 같은 주파수를 끌어당긴다”는 주장은 달랐다. 양자 효과는 아원자 입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인간의 생각이나 감정 같은 거시적 현상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물리학자들은 이런 연결을 “양자 신비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래서 나는 방향을 바꿨다. 양자역학이 아니라 뇌과학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뇌가 하는 일
우리 뇌에는 망상활성화계(RAS, Reticular Activating System)라는 신경 네트워크가 있다. 뇌줄기에 위치한 이 시스템은 매 순간 쏟아지는 수십억 비트의 감각 정보 중에서 중요한 것만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한다. 새 차를 사려고 마음먹으면 갑자기 그 차가 길거리에서 눈에 띄는 현상. 그게 바로 RAS의 작동이다.
최신 뇌과학은 이걸 더 정교하게 설명한다. 실제로 목표와 관련된 패턴을 인식하게 해주는 것은 현저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라는 더 복잡한 시스템이다. 감정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감지하고, 내적 집중과 외적 행동 사이를 전환하며, 개인적 의미에 기반해 우선순위를 정해준다.
그리고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반복적인 생각과 행동이 실제로 뇌의 물리적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 새로운 신경 경로가 형성되고, 오래된 제한적 경로를 대체한다. 이것은 확립된 과학적 사실이다.
목표를 생생하게 상상하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이것이 동기부여와 지속성을 이끌어낸다. 손을 움직이는 것을 상상하기만 해도 뇌의 운동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우주가 보내준다”고 설명한 현상의 상당 부분은 내 뇌의 주의 필터가 재설정되고, 신경 경로가 재배열되어 행동이 달라진 것이었다. 기회가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이미 있던 기회를 비로소 인식하게 된 것이다.
물리학자, 심리학자, 철학자와 싸우다
이쯤에서 나는 이 생각을 검증하고 싶었다. 그래서 세 명의 가상 전문가와 토론을 했다. 물리학자, 심리학자, 철학자. 내가 찬성 측을 맡고, 세 명이 각자의 관점에서 공격했다.
물리학자는 물었다. “유효한 건 목표 설정이지, 끌어당김이 아닌데. 이 둘을 왜 같은 것으로 보는가?”
심리학자는 지적했다. “성공한 사람만 보는 생존자 편향이다. 똑같이 원했지만 실패한 사람들은?”
철학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유효하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 물리적 우주 법칙인가, 심리적 도구인가, 삶의 철학인가?”
나는 인정했다. 물리적 우주 법칙은 아니다. 하지만 심리적 도구이자 삶의 철학으로서는 유효하다고.
그러자 진짜 날카로운 질문이 왔다.
인간에게는 왜 “우주”가 필요한가
심리학자가 도파민 체계를 들고 나왔다. “Having의 감정 , 이미 가졌다고 느끼라는 처방 , 은 도파민 시스템과 반대로 작동한다. 도파민은 ‘아직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에서 가장 강하게 분비된다. 이미 가졌다고 뇌를 속이면 오히려 동기가 줄어들 수 있다.”
이건 타당한 지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반론했다.
도파민 시스템대로만 움직이면 그건 본능에 충실한 것일 뿐이다. 절제도, 계획도, 통제도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말하는 Having의 감정은 도파민의 충동을 따르라는 게 아니라, 인간의 욕구를 의식적으로 활용하여 절제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의식(儀式)이다.
그리고 나는 “우주”라는 모호한 존재에 대해서도 말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나약하다. 의식주 하나라도 해결이 안 되면 깊은 사고를 하기 어렵다.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를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자기를 초월하는 추상적 존재 , 우주, 신, 에너지 , 를 상정하지 않으면 “나는 여기까지야”라는 사고에 갇히게 된다.
화성에 테라포밍을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합리적 계산만으로는 불가능에 더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이걸 이룰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는 믿음, 그 하나가 행동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철학자는 이걸 듣고 말했다. “그건 기능주의적 종교관이다. 신이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이 인간에게 어떤 기능을 하느냐. 볼테르도 비슷한 말을 했다 , 신이 없다면 발명해야 할 것이다.”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는 물었다. “그렇다면 끌어당김의 법칙만이 특별한 건 아니지 않나? 기독교의 기도도, 불교의 발원도 같은 기능을 한다면.”
나는 동의했다. 끌어당김의 법칙만이 특별한 게 아니다. 다만 이 책이 내가 이런 생각을 정리하고 체계를 잡게 된 유발인자였을 뿐이다.
내가 수정한 것
토론을 거치면서 깨달은 게 있다. 내가 방어하고 있던 건 “존 아사라프의 끌어당김의 법칙”이 아니라 “나의 끌어당김의 법칙”이었다는 것.
원본에서 과학적으로 건강한 부분을 취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내 해석으로 수정했다.
존 아사라프는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느끼라”고 했다. 나는 이걸 “욕구를 점화하되, 원인과 장애물에도 반드시 집중하라”로 보완했다.
원본은 “우주가 끌어당겨준다”는 뉘앙스를 줬다. 나는 이걸 “뇌가 재설정되어 행동이 바뀌는 것”으로 재해석했다.
심리학에는 WOOP이라는 검증된 프레임워크가 있다. Wish(원하는 것) , Outcome(최상의 결과 상상) , Obstacle(현실의 장애물 직면) , Plan(구체적 계획). 나의 해석은 이 프레임워크와 거의 일치했다.
Having의 감정으로 욕구를 점화하되, 거기서 멈추지 않는 것. 현실의 장애물을 직면하고, 원인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책에서 가져간 것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유효한가
나의 답은 이렇다.
물리적 우주 법칙으로서? 아니다. 생각의 진동이 같은 주파수의 현실을 끌어당긴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다.
인간은 목적이 필요하다. 그 목적을 향해 뇌를 재설정하는 과정은 유효하다. 그리고 자기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믿음 체계가 그 과정을 강화한다.
이것은 끌어당김의 법칙이 유효하다는 주장보다 덜 매력적이고, 덜 간결하다. 하지만 더 정확하고, 더 정직하다.
우리는 끊임없이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원초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 욕구가 어디서 오는지조차 모른다.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이 책은 그 탐구의 하나의 출발점이었고, 나는 거기서 내 방식대로 걸어 나왔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자기 언어로 재구성하는 것. 어쩌면 그것 자체가 끌어당김의 법칙보다 더 강력한 힘일지도 모른다.
토론 정리 및 WOOP 통합 이론
1. 출발점
존 아사라프(John Assaraf)의 『Having It All』을 읽고, AI(물리학자, 심리학자, 철학자)와 패널 토론을 통해 끌어당김의 법칙을 비판적으로 검증한 결과물이다.
2. 원본 — 존 아사라프의 끌어당김의 법칙
대법칙 (The Great Law)
“에너지가 곧 모든 것이다(Energy is everything)“
7가지 자연 법칙
| 법칙 | 핵심 내용 |
|---|---|
| 진동의 법칙 | 모든 것은 진동하며, 생각도 에너지이고 주파수를 가진다 |
| 상대성의 법칙 | 아무것도 다른 것과 비교하기 전까지는 의미가 없다 |
| 인과의 법칙 | 모든 행동에는 반작용이 있다. 생각이 원인, 현실이 결과 |
| 극성의 법칙 | 모든 것에는 반대가 존재한다 (빛-어둠, 행복-불행) |
| 리듬의 법칙 | 모든 것에는 자연적 주기가 있다. 변화는 끊임없다 |
| 성별의 법칙 | 남성적 에너지(의식/생각)와 여성적 에너지(실현의 힘)가 공존한다 |
| 영원한 변환의 법칙 | 에너지는 물리적 형태 안팎으로 끊임없이 이동한다 |
원본의 핵심 처방
- 원하는 것을 명확히 한다
-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느끼라 (Having의 감정)
- 시각화, 확언, 명상을 반복하라
- 우주가 끌어당겨줄 것이다
3. 토론을 통해 분리된 3개 레이어
레이어 1 — 심리적 도구로서의 유효성 ✅ (전원 합의)
목표 설정 → 주의 필터 재설정(RAS/Salience Network) → 신경가소성 → 행동 변화 → 성취
뇌과학적으로 입증된 메커니즘:
- 망상활성화계(RAS): 목표를 설정하면 관련 정보를 필터링하여 기회를 인식하게 함
- 현저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 감정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감지하고 우선순위를 정함
- 신경가소성: 반복적 사고가 실제로 뇌의 물리적 구조를 변화시킴
- 도파민 시스템: 목표 시각화가 기대 보상에 대한 도파민을 분비시켜 동기부여
레이어 2 — 초월적 믿음 체계로서의 유효성 ⚠️ (부분 합의)
인간은 태생적으로 나약하고 자기 한계를 잘 안다. “우주”, “신”, “에너지” 같은 자기를 초월하는 추상적 존재를 상정하지 않으면 “나는 여기까지야”라는 사고에 갇힌다. 이 초월적 매개체가 사고의 한계를 돌파하는 심리적 장치로 기능한다.
철학자의 정의: 기능주의적 종교관 — “신이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이 인간에게 어떤 기능을 하는가” 볼테르의 표현: “신이 없다면 발명해야 할 것이다”
단, 끌어당김의 법칙만이 특별한 것은 아님. 기독교의 기도, 불교의 발원도 같은 기능.
레이어 3 — 물리적 우주 법칙으로서의 유효성 ❌ (전원 부정)
“생각의 진동이 같은 주파수의 현실을 끌어당긴다”는 주장:
- 양자 효과는 아원자 입자 수준에서 일어나며 거시적 현상에 적용 불가
- 물리학자들이 “양자 신비주의”로 비판
- 과학적 근거 없음, 유사과학으로 분류
4. 원본에서 내가 수정한 것
| 원본 (존 아사라프) | 나의 수정 버전 |
|---|---|
|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느끼라” | 욕구를 점화하되, 원인과 장애물에도 반드시 집중하라 |
| ”우주가 끌어당겨준다” (수동적) | 뇌가 재설정되어 행동이 바뀌는 것 (능동적) |
| 도파민 체계와 충돌하는 Having 처방 | 본능을 넘어서는 의식적 절제와 계획 |
| 결과 상상에 집중 | 결과 상상(점화) + 장애물 직면(현실) + 구체적 계획 |
5. WOOP 프레임워크와의 통합
WOOP은 심리학자 Gabriele Oettingen 교수가 개발한 과학적으로 검증된 목표 달성 프레임워크다.
WOOP 구조
W — Wish (소원)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명확히 정의한다. →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목표를 정하는 것
O — Outcome (최상의 결과)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최상의 결과를 생생하게 상상한다. →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Having의 감정. 이미 가진 것처럼 느끼는 것. → 뇌과학에서: 도파민 분비를 통한 동기 점화, 시각화를 통한 운동 영역 활성화
O — Obstacle (장애물) 그 결과를 방해하는 현실의 장애물을 직면한다. → 끌어당김의 법칙 원본에는 이 단계가 약함 → 내가 토론을 통해 보완한 핵심 부분 → 뇌과학에서: 결과만 상상하면 동기가 오히려 감소. 장애물을 함께 인식해야 동기와 성취율이 상승 (Mental Contrasting 연구)
P — Plan (계획) “만약 장애물 X가 발생하면, 나는 Y를 한다” — 구체적 실행 계획을 세운다. →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인과의 법칙. 원인에 집중하면 결과가 따라온다. →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로 행동 확률을 극적으로 높임
통합 흐름도
[Wish] 원하는 것을 명확히 한다
↓
[Outcome] 최상의 결과를 생생하게 상상한다 (Having의 감정 → 도파민 점화)
↓
[Obstacle] 현실의 장애물을 직면한다 (Mental Contrasting → 동기 강화)
↓
[Plan] "만약 X면, Y한다" 구체적 계획 (실행 의도 → 행동 확률 상승)
↓
[반복] 시각화 + 확언 + 명상으로 신경가소성 강화
↓
[결과] 주의 필터 재설정 → 기회 인식 → 행동 변화 → 성취
6. 뇌에서 일어나는 일 (메커니즘 정리)
생각(목표 설정)
↓
주의 필터 재설정 — RAS/Salience Network가 목표 관련 정보를 우선 처리
↓
도파민 분비 — 기대 보상에 의한 동기부여 활성화
↓
신경가소성 — 반복적 시각화와 사고가 전두엽 신경 경로를 재배열
↓
행동 변화 — 새로운 신경 경로가 더 효과적인 의사결정과 행동을 유도
↓
기회 인식 — 이미 존재했던 기회를 비로소 인식 (우주가 보낸 게 아님)
↓
성취
7. 핵심 원칙 요약
원칙 1: 에너지 자체에는 긍정도 부정도 없다 그것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비교가 없다면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원칙 2: 모든 상태에는 양면성과 주기가 있다 행복에는 끝이 있고, 불행에도 끝이 있다. 어느 한 상태를 영원한 것으로 규정하면 거기에 갇힌다.
원칙 3: Having의 감정은 점화 장치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결과를 상상하여 욕구를 점화하되, 반드시 장애물 직면과 구체적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원칙 4: 인간에게는 자기 초월적 믿음 체계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주든, 신이든, 에너지든 — 자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심리적 장치로서 기능한다. 다만 이것이 수동적 기다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원칙 5: 끌어당기는 것은 우주가 아니라 내 뇌다 목표를 설정하면 뇌의 주의 시스템이 재설정되고, 신경 경로가 재배열되어, 이미 존재했던 기회를 인식하고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다.
8. 최종 한 줄 정의
끌어당김의 법칙은 물리적 법칙이 아니라, “목적을 향해 뇌를 재설정하고, 자기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믿음 체계를 활용하며, 장애물을 직면하고 행동을 바꾸는 심리적 프레임워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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